콘텐츠로 건너뛰기

솔로몬의 지혜, 듣는 마음에서 시작되다 (열왕기상 3:9)

솔로몬의 지혜는 듣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열왕기상 3:9)

제가 존경하던 교회의 어른이 있었습니다. 나이도 지긋하신데 말을 어쩜 청산유수처럼 잘 하시는지.
어떤 고민을 내어놓더라도 그분의 지혜의 답변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분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말이 너무 많다는것. 듣는시간은 매우 적고 자기이야기, 자기 자랑하기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분이다보니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지쳐갔습니다.
아이러니했죠.
하지만 성경은 말합니다. 지혜는 “듣는 마음, 경청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고.
그 이야기를 솔로몬의 스토리를 통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솔로몬


솔로몬의 기도: 듣는 마음을 구하다

열왕기상 3장은 젊은 솔로몬이 왕으로 세워진 직후의 장면을 기록합니다. 그는 아버지 다윗의 뒤를 이어 막대한 책임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쥐었지만, 그는 스스로 부족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아마 우리가 그 질문을 받았다면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장수, 부귀, 원수의 몰락, 흔들리지 않는 권력—누구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솔로몬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열왕기상 3:9)

솔로몬이 구한 것은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말 잘하는 입술도, 무기를 다루는 힘도, 부를 쌓는 능력도 아니었습니다.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려면 먼저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지혜는 말에서가 아니라 듣는 데서 시작된다

우리는 흔히 지혜를 ‘말 잘하는 능력’으로 생각합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유창하게 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지식으로 대답하는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성경은 다른 기준을 보여줍니다.

지혜는 말을 많이 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지혜는 듣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
  • 상황의 맥락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
  •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

듣지 않는다면 말은 공허합니다. 듣지 못한다면 판단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상 15장 22절은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듣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지혜의 시작입니다.



솔로몬의 재판: 듣는 마음의 실제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사건이 있습니다.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했을 때, 솔로몬은 성급히 결론 내리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듣고, 상황을 살피며, 결국 아기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분별해냈습니다.

그 지혜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끝까지 듣는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귀로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말의 배경과 마음을 함께 헤아리는 행위입니다. 듣는 마음이 깊어질수록 올바른 분별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것: 경청

오늘 우리의 문제는 바로 듣지 않는 데 있습니다.

  • 대화하면서도 상대방의 말을 다 듣지 않고 중간에 끊고 자기 이야기를 합니다.
  • 기도할 때도 하나님의 뜻을 들으려 하기보다, 내 소원만 말하다 끝냅니다.
  •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 어디서나 듣지 않음이 갈등을 낳습니다.

듣지 못하면 결국 말만 많아지고, 오해는 쌓이며, 지혜로운 해결은 멀어집니다. 듣지 않는 사회는 지혜를 잃어버린 사회입니다.



듣는 마음을 구하라

솔로몬의 기도는 우리에게 본이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구해야 할 것은 성공과 장수, 풍요보다 먼저 듣는 마음입니다.

  • 하나님을 향해 “주의 뜻을 듣게 하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 사람을 향해서도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는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에도 지혜가 열립니다. 가정에서의 갈등도, 교회 안의 문제도, 사회 속의 긴장도 ‘듣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통해 풀려나기 시작합니다.



말보다 먼저 들어야 할 이유

잠언 18장 13절은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고 말합니다. 듣기 전에 서둘러 말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미련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이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행위를 넘어, 말씀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라는 뜻입니다. 듣는 마음은 겸손한 마음, 배움의 태도, 순종의 준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혜는 순종으로 완성된다

솔로몬이 구한 듣는 마음은 단순한 ‘청각적 집중력’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듣고 순종하는 마음을 의미했습니다. 듣는 것만 하고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듣는 마음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에 따르는 행동으로 나타나야 참된 지혜가 됩니다.



결론: 오늘 우리의 기도의 방향

솔로몬은 지혜를 구할 때 말 잘하는 능력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듣는 마음을 구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기뻐하시고, 지혜뿐 아니라 부와 영광까지 함께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도 바뀌어야 합니다.
“하나님, 제 뜻을 들어주세요”라는 간청에서 멈추지 말고,
“하나님, 제가 주님의 뜻을 듣게 하소서”라는 기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혜는 말하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지혜는 겸손히 듣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 안에 솔로몬이 구했던 그 마음이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주여, 제게 듣는 마음을 주옵소서. 하나님의 음성을, 이웃의 소리를, 삶의 작은 속삭임을 듣게 하소서.”
그때 우리도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며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전 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