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6장-성전 건축과 하나님의 의도
이 말씀은 송태근 목사님의 열왕기상 강해 중 솔로몬의 성전건축(2)라는 말씀으로 전하신
설교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말씀은 아래 링크를 통해 이동 가능합니다.

1. 성전 건축 시작과 “480년”의 의미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는 장면이 열왕기상 6장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1절에는 갑자기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480년이 지났다”라는 역사적 기록이 끼어 있습니다. 성전 공사와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이 기록이 왜 필요했을까요?
성경 기자가 굳이 이 시점을 명시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단순한 건축사가 아니라, 출애굽과 구원의 목적을 성전 건축과 연결하기 위함입니다. 성전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구원하신 백성을 “하나님의 처소”로 삼으시려는 의도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2. 출애굽의 목적: 하나님의 처소
출애굽기 15장은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너고 부른 찬양을 기록합니다. 그 내용 속에는 이런 고백이 있습니다.
“주의 인자한 힘으로 주께서 구속하신 백성을 인도하시되, 주의 힘으로 그들을 주의 거룩한 처소에 들어가게 하시나이다.”
아직 성막도, 성전도 없던 때였지만 이미 하나님은 백성을 자신의 “거룩한 처소”로 삼으시려는 계획을 드러내셨습니다.
곧, 구원의 목적은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거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원리는 구약과 신약 어디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신약에서는 바울이 “너희가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인 줄 알지 못하느냐”(고전 3:16)라고 선언하지요. 건물이 아닌, 구원받은 백성 자체가 하나님의 성전입니다.
3. 성전 건축 기록의 ‘모호함’
2절부터 10절까지 성전의 크기와 구조가 간략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출애굽기의 성막 설명처럼 상세하지 않고, 모호하게 서술됩니다. 후대 사람들이 성전을 복원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이유도 이 모호함 때문입니다.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성전의 구조와 장식은 중요하지 않다. 하나님이 진짜 관심 두시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백성입니다.
4. 흐름을 끊고 들어온 하나님의 말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 10절에서 곧바로 14절로 이어져 “솔로몬이 성전 건축을 마쳤다”로 가야 합니다. 그런데 11–13절에 하나님의 말씀이 삽입됩니다.
“네가 만일 내 법도를 따르며 내 율례를 행하며 내 계명을 지켜 행하면… 내가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 거하며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리라.”
성전 건축 자체에 대한 칭찬이나 격려가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솔로몬의 손끝이 아니라 그의 마음과 순종에 관심을 두셨습니다. 성전은 조건이 아니라, 관계의 상징일 뿐이었습니다.
5. 다윗에게 주신 약속
하나님은 다윗에게 “내가 네 집을 세우고, 네 씨를 통해 영원한 나라를 견고히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삼하 7장). 그러나 솔로몬의 나라는 우상 숭배로 인해 결국 분열되고 무너집니다.
영원히 견고한 나라는 오직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됩니다. 따라서 성전 건축의 본질은 업적이 아니라, 다윗 언약의 성취와 그리스도 안에서의 영원한 관계였습니다.
6. 종교적 과열의 위험
이스라엘은 법궤조차 우상화했습니다. 전쟁에서 패하자 장로들은 “법궤가 없어서 졌다”며 법궤를 전쟁터로 끌고 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더 큰 참패와 법궤 탈취였습니다.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하나님 자체로 착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덴 사람들은 수많은 신상을 세우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까지 제단을 세웠습니다(행 17:23). 인간의 종교심이 얼마나 과열되기 쉬운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0장에서 자기 과거를 고백합니다. “그들이 하나님께 열심이 있으나 올바른 지식을 따른 것이 아니니라.” 올바른 지식 없는 열심은 결국 자기 의를 세우는 종교적 과열일 뿐입니다.
7. 하나님의 관심: 관계와 누림
하나님의 “의”는 곧 관계입니다. 무너진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시키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은 억지나 강제, 업적 쌓기가 아닙니다. 사랑에서 흘러넘치는 기쁨이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만나 시간을 규정하지 않듯이, 헌신과 사역도 관계의 즐거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합니다.
8. 결론
열왕기상 6장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성전은 목적이 아니라 상징이다.
▪️하나님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처소로 삼으신다.
▪️진짜 관심은 우리의 순종과 하나님과의 관계다.
오늘 우리 신앙 속에도 종교적 거품과 과잉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업적이나 결과물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안식과 누림을 누리는 우리 자체를 원하십니다.